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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600마리의 개가 뛰어내린' 다리... 오버툰 교의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by 민준민우 2021. 3. 15.

다리 입구의 표지판 / 구글이미지

영국 스코틀랜드 오버툰 하우스로 가는 길엔 '오버툰 교'라는 다리가 있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이 아름다운 다리는 마을 사람들이 산책할 때 주로 이용한다.
다리 밑으로는 시원한 계곡이 흘러 이 다리를 건널 때면 계곡 물소리와 고즈넉한 분위기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그런데 이 다리의 입구에는 이상한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바로 "위험한 다리 : 개를 목줄로 묶어두시오"라는 표지판이다.

오버툰 교 / 구글이미지

이 표지판이 세워진 건 바로 이 '오버툰 교'에서 수많은 사람의 반려견이 다리 아래로 뛰어내려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 다리를 건너가던 개들은 늘 똑같은 지점에서 이상 현상을 보이곤 투신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2005년부터 약 600마리의 개가 이 다리를 지나가다가 뛰어내렸다.
그중 무지개다리를 건넌 개는 50여 마리에 이른다.

놀랍게도 이 개들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같은 지점에서, 같은 방향을 향해 뛰어내렸다는 것이다.

평온하게 다리 위를 걸어가던 개들이 갑자기 안절부절못하며 코를 벌름거리고 킁킁거리다 다리의 3분의 2지점에서 난간에 앞발을 올리고 허공을 향해 사납게 짖는다. 그리고는 15m 다리 아래로 뛰어내리는 것.

더 놀라운 것은 고양이를 비롯한 다른 반려동물들은 이런 현상을 보이지 않았으며, 개 중에서도 특히 콜리 같은 주둥이가 긴 품종이 많았다.

위키피디아

이런 현상이 반복되자 주민들은 '무언가가 개를 뛰어내리게 한다'는 공포에 떨어야 했다.
오버툰 저택에 사는 '오버툰 레이디'라는 귀신에 의한 현상이라는 괴상한 소문도 떠도는가 하면
1994년 한 남성이 태어난 지 2주 된 아들을 '악마의 화신'이라며 다리 밑으로 던진 후 자신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는데, 이 사건 때문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이 다리에 관심을 가진 수많은 과학자와 동물 행동 연구가들은 연구를 시작했다.


동물 심리학자 데이비드 샌즈는 "오버툰 교가 사람에겐 그저 아름다운 교량이지만, 개들에게는 굉장히 혼란스러운 곳"이라고 설명했다.

위키피디아

개들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자신들이 공중에 떠 있는 다리를 건너고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 채 땅 아래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에 자극받는다는 것이다.

또, 다리 밑에 서식하는 밍크나 다람쥐의 소변 냄새도 이유로 꼽았다.
동물들의 소변 냄새가 공기 중에 퍼져 개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다리 너머가 '평지'로 보이는 개들은 15m 아래로 뛰어내리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리 밑으로 투신한 개들의 종이 대부분 주둥이가 길어 후각이 발달한 견종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럴듯한 설명이다.

오버툰 하우스 / 위키피디아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단언컨대, 이 근방에는 밍크 같은 것이 서식하지 않는다"고 부정하고 나섰다.

다른 과학자들도 다리 밑으로 물이 흐르고 갖가지 생물들이 서식하는 계곡이 이 오버툰 교 뿐만은 아니라며
'이런 현상이 왜 오버툰 교에서만 일어나는지 설명하기는 부족한 가설'이라고 선을 그었다.

수많은 과학자가 이런 이상현상의 원인을 찾기 위해 몇십 년을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아직도 명확한 과학적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채 "개를 목줄로 단단히 묶어라"는 표지판만이 다리 입구를 지키고 서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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